Essay/Book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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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 이유』어느새 마음으로 깊이 파고드는 내용, 구조, 표현Essay/Book Review 2021. 8. 26. 21:22
프롤로그로 끝. 소름이 돋아 몇 번이나 팔을 쳐다봤다. 진심으로 전달되는 글은 이런 것이다. 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강조하려고 억지 부리지 않는다. 너무도 겸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며, 누구나 알만한 내용으로 비유하며 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 더 앞으로 끌어낸다. 준비시킨다. 프롤로그를 읽는 것 만으로 이 책 전부에 감동받을 준비가 모두 끝나버렸다. '양형의 이유'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자율성이 배재된 일반적 판결문과는 달리, 판사의 주관과 설명으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첨부 글이라 한다. 평소 피고인에게 특별히 전할 말이 있거나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양형의 이유 작성에 공을 들였다는 저자는 우리 사회에 이렇게 자신의 말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 듯 이렇게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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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Again』Taking into a scientist in your mindEssay/Book Review 2021. 8. 22. 14:52
Prologue ex 1) firefighter who tried to find a survival strategy ex 2) Answer changes against the first choice ex 3) Havard students who had experienced "e-group" and never imagined "Facebook", including the writer himself Reconsidering something we believe deeply is not just changing an opinion but threatening an identity. Firefighter's tools that were not able to be abandoned in an extreme 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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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_소설의첫만남 시리즈』 - 성긴 이야기 속 상상 더하기Essay/Book Review 2021. 8. 19. 12:39
창비의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좋아한다. 부담스럽지 않게 30분 내로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장편 소설보다 마음을 더 끌기도 한다. 정세랑 작가의 이야기 능력은 더 이상 말을 더할 필요가 없다. 이 짧은 글에서도 주인공의 안타까운 서사를 무덤덤한 대사로 부드럽게 끌고 나가는 능력을 보여준다. 『피프티 피플』에서 모든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무심히 던져내며 관심을 끄는 기술이 이곳에 그대로 드러난다. 아쉬움이야 많다. 굳이 지적 거리를 찾아내고야 마는 체육교사로서의 아쉬움이지만, 씨름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 절정에서의 씨름 묘사는 아무리 도깨비와의 씨름일지언정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 짧고 쉽게 쓰여진 소설에서 엄청난 기술 설명이 작성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샅바 없는 힘겨루기가 조금 더 잘 그려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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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 1단 2왕Essay/Book Review 2021. 8. 6. 11:09
사놓고 읽지 않았다. ㅎㅎ 응원하는 마음으로 샀지만 대학 동기의 이야기를 들춰보는 것 같아서 민망했다. 어느 날 어려운 책을 보다 마음도 무거워지는 것 같아서 책장의 노란 책에 손이 갔다. 예상했던 이야기였다. 멀리서지만 소식을 접하기도 했고 유튜브 구독자로서 무엇을 하는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마음 편하게 읽었고 종이는 한 장 한 장 빠르게 넘어갔다. 그리고 이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응원하며 같이 마음 아파했다. 자신의 삶을 자학하지 않고 해학적으로 드러낸다. 어설픈 위로로 너도 도전해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1단 2왕, 일단 하고 이왕이면 열심히!" 이런 좌우명으로 살아간다지만 그 속에는 무수한 고민이 숨어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도전했고 아직 몰라. 뭐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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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은 기존의 문제를 드러내었을 뿐Essay/Book Review 2021. 8. 5. 13:57
이 책의 내용 전반을 해석하고 재구성하지 않기로 하자. 지젝의 의도에 대한 단편적 이해와 곡해는 편협하고 왜곡된 글을 낳으며 나의 부족함만을 드러낼 것이다. 포괄적 이해보다는 지젝의 글을 그대로 옮기고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이야기를 붙잡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 (머스크의 뉴럴링크를 말하며)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내면생활(우리 생각의 움직임)과 외부 현실의 거리감은 우리가 스스로를 자유로운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기반이다. 어린 시절 과학 그리기 대회가 있었다. 미래 과학을 상상하고 어떤 물건을 개발하는 대회에서 뉴럴링크의 그것과 비슷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함에도 내가 그린 그림과 글을 제출했을 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또렷이 기억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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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 정말 지식은 이제 필요 없는 건가요?Essay/Book Review 2021. 3. 30. 15:36
시대가 변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배워왔던 지식은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롭게 등장할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기억해보십시오. 어떤 것이 기억 나십니까?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효용 가치를 지닙니까? 불필요한 지식쌓기를 벗어나고 학생들이 자신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모든 교과에서 동일합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개발 즈음에 교직 생활을 시작한 교사로서 위와 같은 말들을 아주 충분히 들어왔다. 이제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여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그 중요한 "역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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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수 가라사대』 - 그들의 세계가 있다.Essay/Book Review 2021. 2. 3. 16:46
그들의 세계가 있다. 어떻게 이들을 관찰하고 표현했을까? 중학생들을 8년이나 만나왔는데,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이 이 책을 읽으며 마치 이해 되는 것 같다. 자아를 찾기 시작하는 시기에 서서 한 순간은 새로운 깨닳음에 놀라고, 한 순간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헤메이는 이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범수의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이야기일, 그래서 엉켜버린 실타래를 잡고 답답해할 필요가 없으며, 기다림과 하나의 물꼬로 살금살금 풀어나가야 함을 범수를 통해 보여준다. "범수 가라사대" 이래서 좋다. 소설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 텍스트가 누군가에게로 가 닿으며 새로운 의미로 해석된다. 작가의 의도를 독자는 그대로, 또는 비틀며 받아들인다. 작과와 독자는 호흡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간다. 창비의 '소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