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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의 오래된 미래: 코로나19 속 체육수업의 성과와 그 이면(오승현, 2021)Article summary 2021. 12. 17. 23:48
오승현 ( Oh Seung Hyeon ). 2021. 체육수업의 오래된 미래: 코로나19 속 체육수업의 성과와 그 이면. 한국체육학회지, 60(5): 465-480
체육수업의 오래된 미래: 코로나19 속 체육수업의 성과와 그 이면
본 연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개된 체육수업의 성과와 한계를 학교 현장 교육 주체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향후 체육수업의 과제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코로나19는 신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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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건강 교육의 강조와 질적 발전은 일면 효과가 있지만 감정 표현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했음. 코로나 이전의 체육수업은 스포츠로서 정서적 에너지와 집합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개인과 공동체의 도덕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교육활동이었음. 미래 체육수업은 기술의 발달과 적용으로 인간성을 상실하고 공동체적 삶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미래'가 상징하는 것처럼 과거로부터 배워야 함.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서 현존 감각을 느끼며 인간 자연성을 발휘했던 과거의 체육수업을 기억하고 이를 미래에 맞게 발전시켜야 함.
역시는 역시다... 이런게 진짜지.... 올해 읽은 어떤 논문보다 좋다. 현실적이고 이론적이고 체계적이고 깔끔하다.
괜히 우수논문상을 받는 게 아니다. 감탄과 부러움과 절망을 오갔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는데... 너무나 큰 응원을 받아서 또 너무나 감사했고 괜스레 여기에 기록까지 해둔다.서론
땀에 젖은 몸, 허리를 숙인 채 내쉬는 가쁜 숨,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상기된 표정, 활력으로 충만한 몸짓, 격정적인 의사소통, 경기 결과를 놓고 벌이는 농반진반의 말들은 학생들이 체육수업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체육수업과 미래체육에 관한 논의 중 전통적, 집단적 활동 중심의 체육수업에 관한 담론과 그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학생의 개별적 역량을 통합하고 강화하는 집단적 활동으로서의 체육수업은 스포츠가 인간의 윤리적, 정치적 삶에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학생들에게 온전히 구현하는 정당성과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음에도 관련 논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체육수업만이 수행할 수 있었던 고유한 역할
- 체육수업에서 집단적 활동의 정기적인 수행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 움트는 동일한 감정의 형성과 공유 그리고 학산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대한 도덕적 의무감을 갖도록 만든다. 그들은 집단 속에서 승리라는 공동체의 최종적 목적을 향해 욕망하고 인내하며 희생한다. 고비마다 최고의 도덕적 헌신이 신체의 시술적 탁월성과 함께 발휘된다. 체육수업의 인성교육에서의 역할, 스포츠를 통한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타진할 때 도덕적 원리는 집단에 대한 개인의 헌신 속에서 결정적으로 작동한다.연구 과정(?), 논리
- 첫째, 학교 현장의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를 담아 코로나19 이후 체육수업이 건강교육의 강조, 개인 체력 운동의 다양한 소개를 통해 일정한 성과를 달성했음을 확인. 둘째, 앞선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며, 활발한 상호적 신체활동과 의사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체육수업이 전개되지 못함으로써 열정적 에너지를 모아갈 계기가 박탈되었음을 확인. 셋째, 이 한계를 바탕으로 체육수업에 갖는 의미를 감정과 도덕성 발달이론에 근거하여 공동체적 인간 조형으로서 체육수업을 강조함.연구 방법
- 참여자: 체육교사 2인, 학생 6인
- 자료수집: 개방형 설문, 심층 면담, 코딩 및 귀납적 방법으로 저료 분석연구 결과
1. 코로나19 이후 체육수업의 성과
1) 건강교육의 실질적 강화: 폭과 깊이 확장, 쉬운 자료 접근으로 시작하여 전문성 제고까지.
2) 체력 운동과 증진의 중요성 인식
3) 전통적 종목 외 수업 주제의 다변화2. 코로나19 속 체육수업의 한계
1) 체육수업 내 신체활동 참여의 양극화: 하던 애들만 계속
2) 개인 중심 체력운동 수업으로의 편중: 양날의 검, 박진감과 흥미 반감
3) 집단적 활동으로서 구기 종목의 침체 및 교내 체육활동 코어로서의 체육수업 기능의 약화논의
코로나19로 학교 체육수업은 개인 중심의 체력 운동이 중심이 되어 구기 종목 운영 안됨. 건강교육과 체력 운동 중심의 수업이라는 성과 속에 전통적 체육수업 침체를 확인함. 학생들의 체육수업, 체육행사에 대한 갈증에 정치적 동물로서의 서로 간의 교류와 소통에 대한 욕망이 작동하고 있음을 포착하고 Collins(2009)의 이론으로 분석함.
1. 학급의 집합 감정의 화수분으로서의 체육수업
체육수업은 다른 교과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체육수업에서는 몸과 몸의 만남을 소통으로 매개되는 구성원 간의 감정적 교류의 고유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체육수업만큼 탁월하게 감정 에너지를 동원하는 수업은 없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사태를 감정적으로 수용하고 사유하며 자신을 표현한다. 삶의 건강성과 윤리적 탄력성을 갖는 일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설명할 수 없다. 성장의 단계에 있는 청소년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나 코로나는 우리에게 학교가 단순히 교과 공부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고, 그 부분을 뼈아프게 성찰하도록 만들었다. 학교는 명실상부 사회성과 도덕성의 학습 공간이다.
Sidentop의 스포츠교육모형의 '축제화'는 학생들의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그를 위한 감정에너지의 동원과 열정 유지를 도움. 하지만 코로나 이후 체육수업은 의례적 성격이 탈각되며 감정적 공백 상태에 놓임.
현대 사회는 사회 운영의 원리에 있어 안전을 극대화하여 추구함으로써 인간이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삶을 영위하도록 만드는데, 이 경향이 쾌락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과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사회 운영 원리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것 아닐까? 그러면서도 불안정성과 쾌락을 중시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지 않을까...? 아니면 사회라는 체제의 안정을 위해 예측가능성을 사회화시킨 건가...?)코로나는 안전 추구 경향을 극단화시킴으로써 쾌락적 삶의 요소를 차단하고 제고했으며, 학교 체육은 이에 부응했다.
코로나 이후의 체육수업은 학생의 감정 에너지를 동원하는 전통적 방식의 수업이 지닌 효과를 주목해야 함.
'체육수업은 자기 팀과 학급에 소속감을 갖게 하고 승리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상대를 견제하게 함으로써 집단 내 결속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함(Metzler, 2017)'Collins(2004)는 인간이 물리적 공간에 함께 있는 것을 감정 교류를 위한 출발점으로 봄.
연구회의 온라인 발표가 관심을 끌지 못한 것, 학회의 대면 발표가 관심을 끈 것은 물리적 집결 여부의 차이로 각 개인은 집단 행위를 만들지 못하고 개인 행위에만 집중하게 했으며, 이는 집합적 도덕관념이 생기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 체육수업은 서로의 몸이 함께 같은 방향과 가치를 추구하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집합적 열광의 경험이 발생하고 개인의 감정을 동원하는 메커니즘이 수월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 인간의 욕망은 삶의 추동력이다. 삶은 공통의 집합적 감정의 에너지를 생산,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충만해진다.(Collins, 2004) 삶은 향한 열정과 충만함은 개인의 활동으로는 결코 채워질 수 없으며 공동의 정치적, 사회적 삶 속에서 가능함.
- 연구 속 학생들이 체육대회를 요구하고 스포츠클럽 활동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은 사실 감정의 동물이자 정치적 동물로서의 학생들의 존재론적 요청임. 삶의 에너지는 집단 활동 속에서 결정적이면서 강력하게 분유된다.스포츠에서 승리를 거두려는 공동체를 숭배의 감정 대상으로 위치시키고 그에 헌신할 때 사실 학생 개인은 에너지 소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충전기를 얻게 됨. 집단적 경쟁에서의 승리는 상징으로 치환되면서 삶의 배터리의 한 극을 형성하고 그 반대극에는 개인이 위치하고 교호작용을 함. 동동체와 개인이 하나로 묶이면 개인은 삶의 에너지를 도덕적 형식의 삶 속에서 발견하고 표현하며 성장한다. 2. 공동체의 도덕을 수용하게 만드는 체육수업
공동체의 권위를 수용하는 일은 공동체의 도덕적 원리를 존중하는 일과 같음. 공동체의 강력한 권위는 개인의 도덕에 대한 자발적인 동의와 실천으로 유지됨
-> 체육수업에서의 집단 활동을 통해 발생한 집합 감정은 학생 개인에게 일종의 강제력으로 작동함. (신체활동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하도록 하는 강제력)
-> 이는 개인을 억압하는 힘으로 규정될 수 없다. 개별자가 자신의 공동체적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에. 모든 삶은 공동체의 삶과 유리될 수 없음으로 이는 생존 및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과 연결되어 있음.
-> 체육수업은 학생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일이다. 집단을 향한 개인의 인정 욕구가 작동하며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위대한 감정을 갖게 함.체육수업은 집합 감정이 쉽게 발생하도록 만드는 휘발성 강한 활동이다. 동일함 감정의 공유 속에서 그 감정이 개별 주체에게 만족감을 주는 성격이 강하다면 개별자는 그 감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행위를 밀고 나간다. 그 힘의 바탕에는 정서적 에너지가 있고, 승리라는 상징이 계속 에너지를 제공한다.
- 정서적 에너지는 집단의 공동 감정으로부터 전달된 것이기에 일종의 매우 강한 도덕적 성격을 갖는다.
- 체육수업의 단체 활동 안에서 학생들은 정서적 에너지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도덕적 감정을 발달시킬 수 있다. 도덕의 기준을 이해하고 공동체의 목표가 달성되고 여기에 기여했다는 기분이 들 때 학생은 자신을 도덕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정의감을 느낀다.
(어느 도덕이 좋은 도덕인지에 대한 논의는 따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를 활용한 단체 활동의 목표가 경쟁의 승리라면 집단 감정의 고조에는 매우 적합하겠지만,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게만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행위가 강화될 수 있다. 정의감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에 과연 이것이 사회와 인류 전체에 대한 집단 감정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전개된 체육수업의 성과와 한계를 학교 현장의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하고 그들에게서 집단적 활동과 집합 의식 형성의 장으로서의 체육수업에 대한 요구와 갈증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 참여자들, 특히 학생들은 강력한 감 정의 형성과 분출 기제를 요구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장치로 체육수업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체육수업은 코로나19 이후 무료한 일상의 연속인 학생들의 삶에 정 서적 에너지와 도덕적 감정을 불어넣을 장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Collins의 이론에 기대어 분석하였다.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체육수업은 건강교육 내실화, 개인 체력운동 및 신체활동의 활성화, 수업 소재의 다변화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학생의 신체활동 참여의 양극화, 개인 중심의 체력운동 활동으로의 편중, 체육수업의 본령과도 같은 신체와 신체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집단적 활동의 장으로서의 기능의 약화 등의 문제점을 노정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연구들이 포스트 코로나와 미래 체육에 관한 의미 있는 논의를 전개하고 있음에도 스포츠 활동이 인간의 감정과 도덕성 발달과 맺는 관계를 공백으로 두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코로나19 이후 체육수업의 한계를 중심으로 이론적인 비판과 분석을 시도하였다.
학생들이 체육수업에서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모인 다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독립적인 개별자들로서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현존 한다는 감각을 지니는 일은 그들을 공동체의 구성원 으로 묶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나와 타자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기본적 느낌을 갖는 개별 주체들로 하여금 하나가 되어 달성할 동일한 목표를 제시하고, 신체적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루도록 독려하고 촉구하는 일은 감정교육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단일한 대오를 요구하며, 공동체의 합일성은 1차적으로 감정의 통일에 의해 가능하고 유지된다. 나아가 감정의 통일은 개별자를 능가하는 초월적 권위를 부여한다. 그 권위가 바로 개인의 행위 원리를 규율하는 도덕성이다. 집합적 감정과 도덕성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체육수업에서 학생들의 감정이 고조되는 일은 그들이 도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표지이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에도 체육수업은 변하지 않는 전통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이를 누락하는 모든 관점을 경계 해야 한다.
플라톤은 악한들로 이루어진 도둑의 무리에도 그들 사회 자체에는 선의의 도덕적 원리가 작동하고 있으며, 서로를 지탱하는 도덕적 신뢰가 붕괴할 때 그 무리는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김상봉, 1999). 플라 톤의 예시처럼 도둑떼에도 도덕의 원리가 작동하듯 이, 모든 공동체의 유지와 개인의 행복한 삶은 도덕적 원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인간의 물리적 집합이 발생하는 곳을 도덕 감정의 기운으로 가득 채우는 일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체육수업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집합의식과 도덕 감정을 추동할 수 있기에 결코 이 작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래된 미래”는 결국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음을 환기한다. 첨단 과학기술의 세례 속에서 누리는 미래적 문명과 제도는 인간적 삶의 양식과 동떨어진 생활을 강제한다. 인간성의 상실과 이기주의가 득세하는 세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미래를 위해 파괴해가는 공동체적 삶이야말로 우리가 신앙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토대라는 점이다. 미래사회 체육수업의 모습을 그리는 일은 체육 수업의 오래된 미래, 즉 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헌신으로 공동체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도록 체육수업을 만드는 일이라는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제언
1) 코로나 이후 체육수업의 시도들이 도덕성 발달에 어느 수준에서 기여하는지 관찰하고 분석 필요
2) 체육수업의 소재와 활동을 도덕성 발달을 꽤할 수 있도록 정향시키는 방법론 필요
3) 수업 내 모둠활동의 전개와 이후 스포츠클럽, 체육대회 같이 보다 큰 스포츠 장으로 연결시키는 것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