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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 생존기 1_첫 술에 배부르랴
    Teaching class at UNCG/FA 22 KIN 110 2022. 8. 19. 02:29

    오랜 시간 동안 긴장해왔다. 어떻게 보면 공부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TA 일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체육교육을 공부하는 나에게 이 시간은 내 전문 분야이자 연구의 시간이다. 부끄럽지 않은 수업을 해야 하고 내게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여야 한다. 짧게라도 강사 생존기를 기록하려고 한다.

    수업 전 ID roster를 보면서 엄청 긴장했다. 학생들은 너무나 커 보였고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는데 나에게는 이런 사람들은 만난 경험이 부족했다. 어쩌겠는가, 나한테 주어졌고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 수업 구성을 준비했고 이를 설명하기 위한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보고 읽는 것만큼 부족한 것이 없으니, 연습했다. 어색하지 않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학생들을 만났다.

    떨렸지만, 무대 위에 오르면 나는 잘하는 사람이다. 떨림보다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수업 내용과 마음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젠체 하기보다는 내가 미국에 온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로 나의 상황에 공감을 얻기로 했다. 부족함을 먼저 드러내는 것이 학생들에게 전문성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부족함을 숨기는 것이 더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기에 나는 직진을 선택했다.

    흥미로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고, 나이를 맞추라는 질문에 24살이라는 대답을 들었고, 2주 밖에 안됐다는 말에 놀라워했다. 질문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자신이 없었기에 설명으로 시간은 채워졌고, 침묵이 지속되며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점차 흥미가 사라져 갔다. 9:30 첫 시간 앉아서 설명만 들으니 당연히 졸리고 귀찮겠지라는 생각과 내 영어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다. 50분을 준비해 간 나의 설명은 30분도 되지 않아 끝이 났고 함께 체육관에서 앞으로 수업을 진행할 Rec field까지 이동했다. 이동 중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내 말을 알아듣겠냐고 물었고, '음... 아마?'라는 아주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 얼음은 첫 시간에 깨는게 아니다. 천천히 녹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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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journey of Physical Educ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