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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대학의 체육 강사가 되어, '체육'과 '교육' 다시 배우기.
    Teaching class at UNCG/FA 22 KIN 110 2022. 8. 10. 11:40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Greensboro(UNCG)에서 Activity Instruction Program(AIP)라는 신체활동 교육 프로그램의 한 꼭지를 담당하게 되었다. Health and Human Science라는 단과대학에 Kinesiology라는 과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학부생을 대상으로 10여 개의 프로그램이 개설된다. 배구나 농구 같이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초급, 중급으로 나눠져 있고 얼티미트, 달리기, 체력측정 및 단련 등은 하나의 수준으로 수업이 구성되어 있다. 수업 강사는 체력측정 및 단련은 AIP 담당 교수가 전체 수업을 진행하고 5명의 대학원생이 assistant로 lab을 구성하여 지도하고, 나머지 수업은 대부분 한 명이 두 개의 수업을 담당한다. 나는 "KIN 110 - Ultimate"라는 이름으로 얼티미트를 가르치게 되었다.

    서울대학교의 전공 및 교양체육수업을 돌아보기에는 너무 예전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07~12년까지의 수업경험은 체계적이지 않음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대학원 생이거나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들이 분명하고 체조, 축구, 배구, 배드민턴 등 각 분야의 엘리트 체육인들이 가르치기도 했지만 각 수업의 수준 차이는 엄청났다. 대학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Roll the ball out"이라고 부르는 "아나공" 형식의 수업도 존재했고, 체계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리는 수업도 있었다. 경험을 돌아보면 분명 모든 수업을 담당하고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가르쳐야 한다는 공통의 기준도, 수준을 관리하기 위한 방식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석사과정 및 그 이후 언젠가는 대학의 체육교육을 상황을 연구로서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UNCG에서의 AIP 수업은 달랐다. 그 중심에는 Dr. Greg Daniels가 있었다. AIP 수업 전체를 담당하는 교수로서 메일을 받았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시 수업 계획서는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6페이지가 꽉꽉 채워져 있었고, AIP 전체 진행과정을 설명하는 백서(설명서라 부를 수 없다)는 37장에 달했다. AIP의 철학과 목적으로 시작한 내용은 수업의 절차와 공통 규정, 비상상황 시 대처 요령을 지나 어떻게 이 수업을 지원하고 평가할 것인지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담겨있었다. 가르치는 강사에게 많은 권한이 있지만 모든 AIP 수업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기 시작 전 주 이틀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있었고, 방금 첫 오리엔테이션이 끝났다. 와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다. 7시간가량의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은 미국 교육 전반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West point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다는 Dr. Daniels는 군대에서의 교육 경험과 절차를 체육교육 현장에 가지고 들어와 AIP 수업을 체계화했다. 체육에 관심을 많았지만 체육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수업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서 짧고 명확하게 학부 체육교육 수업에서 가르치는 4년간의 내용을 이틀의 오리엔테이션에 요약해 전달했다. 기본적인 페다고지 내용이었지만 매우 중요하고 실용적인 내용을 아주 명확하면서도 왜 사용해야 하는지를 잘 교육시켜 주었다.

    AIP Instructor Manual - AY 2022-23.doc
    3.76MB
    Activity Course Syllabus TR or MW Standardized Template.doc
    0.19MB

     

    TA Orientation - Day 1 Agenda.doc
    0.12MB

    Dr. Daniels의 수업을 통해 기억하고 싶은 것

    1. 교육이란 What을 보고 Why를 가르쳐 How를 찾게 하는 것.
     내용을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왜 필요한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감시키고, 어떻게 자신의 상황에 적용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블룸의 교육목표 분류라고 해보자. Cognitive - Affective - Psychomotor라는 분류가 있음을 말해주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게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이라고 한다면, Dr. Daniels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왜 이런 방식으로 분류되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Cognitive(knowledge) 측면이 강조된 경우 발생하는 일들, 그리고 Affective(attitude)가 필요한 이유, 그것을 적용하는 Phychomotor(skills)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수업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게 만든다.  

    2. Evidence-based 교육이란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연결되어 적용될 수 있을지 알고 실천하는 것.
     증거기반 교육이라는 말만 선언적으로 하며 이론은 이론대로, 실천은 경험만을 활용하며 서로 멀어져가고 있었던 것 같다. Greg의 설명은 경험과 이론을 자유롭게 오가며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이런 이론적 지식을 알아야 해!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정확히 설명한다. 그리고 다양한 설명(이론)이 적용되는 최종 단계를 우리의 수업을 평가하는 부분이다. 전체 수업 중 한 시간 수업 내용을 받고 수업시간에 찾아와 내용과 지도 과정을 평가하고 따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시간을 가진다. 체크리스트는 설명한 내용이 모두 나와있고 나의 행동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를 설명한다. 자신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지 알고 그것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3. 체계는 말이 아닌 명확한 메뉴얼에서 나온다는 것.
     
    수없는 말보다 정확한 메뉴얼이 더욱 중요하다. Dr. Denials는 군인으로서 정확한 명령과 지시가 중요했겠고, 군대에서 매뉴얼의 중요성은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지만, 이는 사회에서도 똑같다. 명확한 설명보다 구체적 지도보다 중요한 것은 매뉴얼로 작성되어 전달되는 것이다. 미리 작성되어 공유된 내용은 마치 작은 법과 같다. 이후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며, 자신의 뒤를 지키는 방어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한 사람이 없더라도 그 자체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완성시킨다. 모든 것에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4. 결국은 사람에게 배운다는 것.
     
    Dr. Daniels가 그렇게 자신감있는 모습이 아니었다면, 농담을 섞으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신체활동을 좋아하는지 강조하지 않았다면, 군인으로서 삶의 프라이드를 그렇게까지 보여주지 않았다면 과연 이 수업을 좋았다 말할 수 있을까. 결국은 사람에게 배운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듣고 보면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결국은 교육이고, 결국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키우는 일을 위해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5. 내용
    - Modeling / Hipocracy
    - Responsibility / Autonomy
    - Art / Science
    - Cognitive / Interpersonel / Perception
    - Affection / Cognitive / Psycomotor
    - Sandwich feedback
    - Visual(seeing) / Verbal(hearing) / Behavior(doing)
    - Intro(sick the hook) / Main(meaningful engagement with 3-5 ques at a time) / Closing(reflect&digest) 

    기대된다. 10년의 교사 경험은 나에게 이런 것들을 주었던가. 대학의 작은 수업을 준비하면서 난 '체육'과 '교육'을 다시 배운다. 나는 어떻게 수업을 준비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극복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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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journey of Physical Educator